pbj0812의 코딩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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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2019년 회고

pbj0812 2019. 12. 29. 03:45

2017년은 지옥 속에서의 한 해 였고, 2018년이 그 탈출을 위한 한 해 였다면 2019년은 격동의 한 해 였다.

 

1. 팀장

 작년(2018년) 4월에 긴(1년 2개월) 백수 시절을 청산하고 주전공인 해양에서 IT라는 듣기만 해도 뭔가 무서워 보이는 업계로 들어오게 되었다. 입사 직전/직후 고민했던 최대의 고민은 '내가 이 곳에서 짤리지 않고 잘 할 수 있을까?' 였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과거(대학원에서의 국책과제)에 했던 일과 별 차이 없다는 것을... 제안서부터 최종보고 발표자료까지 다 만들어 보았기에 어떤 타이밍에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눈에 보였다. 연말에는 팀장님이 다른 곳에 차출되어 팀 리딩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올해 1월 팀 개편을 통해 승진을 하고 팀장이 되었다.

 

 처음 하게 된 것은 인턴 인력의 관리였다. 2개월의 인턴 기간이었지만 그냥저냥 시간을 흘러보내게 하기는 싫었다.

과거의 인턴 관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인턴 = 노가다 꾼'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무래도 정규직도 아니다보니 단순하게 손 많이 가는 일 혹은 자료 조사만 시키고 다시 대학교로 돌려보내는 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너무나 싫었기에 만든것이 랩미팅이었다. 마침 연초라 크게 일을 시킬 것도 없었기에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실습 하거나 관련 기술들을 공부해서 요약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물론 나 포함 전체) 준비를 안 했다고 뭐라하지도 않았다. 그냥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싶으면 말고... 하지만, 누군가의 앞에서 발표하는 경험은 대학시절에 몇 번 없었을 것을 알기에 하는게 좋다고 했다. 지금와서는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되었다고 믿는다. 인턴 분들이 가고 난 이후에 신입 분들이 왔을 때에도 똑같이 진행하였다.

 

 팀장으로서 또 하나의 일은 회사의 방패가 되는 것이었다. 국책과제를 진행하였기에 갑이 있었고 이 분들은 각 정부기관의 박사님이나 대학의 교수님들이었다. 물론, 이 일도 대학원 때 많이 해봤기에 어떤일을 해야되는지는 알고 있었다. 회의록 적고 회의록 보내고 미팅 장소 정하고 식당도 정하고 일정도 정하고 주간 보고도 보내고 욕도 먹고... 억울하게 욕 먹는 경우도 많았기에 해명도 하고 싶었지만 해서는 안되었다. 내 발언은 개인의 발언이 아니니까...

 

2. 이직

 회사에 원한은 없었다. 어찌 되었건 비전공자에다 백수인 나를 뽑아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며, 위의 간부님들도 좋게 봐주시고 트러블이 있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다. 일도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는 일도 아니었고... 

 어느순간부터 내가 가진 능력이 보잘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내에서는 팀장에 인공지능 팀에 선임연구원에 뭔가 있어보이는 직함 이었지만 회사 밖에 나갔을 때 나의 위치는 밑바닥처럼 느껴졌다. 여러 일을 하고 있었기에 업무전환은 빠르게 할 수 있었지만 내가 상상하는 한 명 분의 개발자나 분석가의 역량은 채우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이직을 했다. 

 

 이직한 회사가 이름이 없는 회사도 아니기에 붙을 가능성도 적었지만 밑져야 본전이기에 넣었다. 난 항상 면접을 보기 전에 '쇼생크 탈출'의 아래 장면을 생각한다.(링크)

 

영화 '쇼생크 탈출'의 가석방 심사 장면

 2년전 백수 초기에는 백수를 어떻게든 끝내고 싶어 면접관들에게 잘보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준비해서 하곤 했다. 결과는 참패... 집에서도 백수 기간이 길어지자 다시 해양으로 돌아가라고 하였고, 마지막으로 저 영화의 장면을 생각하며 면접을 보았다. 그 이후 현재 면접 합격률 100% 이다. 물론, 그냥 때가 맞아서 그런 걸수도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누군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을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 자신을 낮추니 면접관 분들이 더 높게 봐주시는 거 같은 기분도 든다.

 

3. 취미 +1

 클래스101을 통해 일러스트레이터이신 '집시' 님의 동영상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예쁜 사람을 예쁘게 그리고 싶었다. 몇 주간 계속 그렸더니 나만의 형태가 생긴거 같다. 아래 그림을 비교하면 알겠지만 확실히 어떤 것이든 배우면 빨리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좌 : 수업 시작, 후 : 최근에 그린 그림

4. 영어

 1월 초에 야나두에 50만원을 바치며 시작했지만, 큰 소득은 없다. 그냥 교육을 연장하기 위한 출석체크를 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영어를 잘하고 싶었지만 아직 절실하지 않나보다...

 

5. 네트워킹 모임

 올해 최대의 수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여름쯤에 누군가 페북에 올린 데이터 분석가 관련 오픈 카톡방을 들어가게 되었고, 하다보니 오프라인 모임도 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 이력이 특이하다보니 방장님이 관심을 가졌고, 최근엔 오프라인 네트워킹 모임의 패널로서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링크)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단지 공통된 주제만을 가지고 친목이 이뤄질까 싶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최근 한달 동안 네 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내일 1회 추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하면 나를 보는 눈이 많아진 느낌이다. 놀면서도 뭔가 계속 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6. 데이터 추출

 면접 때 실장님이 말씀하셨다. 현재 저희 데이터는 진흙속에 묻혀 있는데 과거에 했던 딥러닝, 수치모델링 이런거 하다가 할 수 있겠냐고... 이에 답했다. 난 생각 하시는거 만큼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데이터 분석가라는 사람이 데이터도 모르면서 무슨 분석을 하겠냐고... 그런 마음으로 데이터 추출을 시작하였다. 단순히 내 공부를 위해서... 그러다 하루는 밤을 새게 되었다. 그 당시의 나에게 있어 너무 어려운 요청이었기에...(left join과 inner join을 언제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테이블은 겁나 많고...) 내가 밤을 새도 못할 거라는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냥 머리가 안되면 몸이라도 때우는 리액션을 취한 것일수도 있었겠다. 밤을 새면서 한 일은 그냥 앉아있다가 돌아다니다가를 반복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새벽에도 집에 안가는 분들이 계셨다. 너무 졸려서 새벽 4시에 수면실에 가니 그때도 사업실에서 노트북을 보고 계시는 분이 계셨다. 데이터를 드리면 고민을 덜어드릴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추출 요청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 할 수 있는 쿼리 작성법을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한두달이 지나가니 요청 내용만 봐도 어떻게 쿼리를 짜야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걸릴지 바로 보이게 되었다. 입사시의 하루에 한두 개를 짤 수 있는 난이도의 요청이면 요즘에는 20개는 막을 수 있다.

 

7. 데이터 분석

 데이터 추출로 시간을 소비하다보니 뭔가 내 맘에 드는 분석은 하지 못하였고, 아직 나의 분석 실력이나 아이템도 마땅치 않다. 최근에 통계 책을 다시보니 표준편차만 잘 알아도 보지 못했던 데이터들을 더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결과는 2020년 후기로...

 

8. 지금 회사

 내가 어떻게 왔는지 아직도 의문인 부분이다. 옆에 동료들을 보면 이력이 하나같이 화려하고 말도 겁나 잘하신다. 이런 분들과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이 곳에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인 상태이다. 이것도 2020년 후기로...

 

9. 자취

 첫 자취다. 들어가기 전에는 자취방에서 요리도 하고 여러 좋은 꿈을 꿨지만, 그냥 잠자는 곳..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돈 먹는 괴물.

 

10. 연애

 (내용없음)

 

11. 운동

 자취방에 팔굽혀펴기 기구 같은거 갔다 놨지만... 잘 안하게 되는...

농구도 OB 모임(1년에 4번)에서나 하고...(요즘은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버렸더니 더 잘됨...)

출퇴근이 유일한 운동.(하루에 1만 걸음)

 

12. 2020 목표

  언젠가부터 지금의 내가 제일 강하다고 생각해왔다. 과거에 장학금을 받았느니 상을 받았느니 그런건 필요없다. 어제의 나한테 안잡히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수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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